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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살아가기/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연습

세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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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늘>은 그냥 만들어진 날이 아니다. <오늘>을 작년의 내가 알았을까. 아직도 <지금의 나>를 생각해보면 작년의 내가 뭐라고 말했을까 감도 오지 않는다.

나는 기록을 어떻게든 하는 사람이라 어디든 뒤져보면 그 날의 기록이 있다. 어려선 항상 수첩에 기록을 했고, 스마트폰이라는 문명의 이기가 탄생하고 난 다음부터는 나도 그것의 도움을 받아 여러 곳에 나를 남겨두곤 했다.

수차례 여러 블로그를 지우고 나서, 하나의 소중한 어플을 찾았는데 그게 바로 세줄일기다.

블로그처럼 검색으로 아무나 들어오기도 어렵고, 누군가 봐줬으면 하는 마음을 충족할 수 있도록,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나의 글을 읽고 공감하기도 하고 댓글을 남길 수 있어 더 자연스럽게 글을 쓸 수 있다.

누군가가 읽어줄 때 비로소 그 의미를 찾는 것이 바로 글이기에, 그러한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좋은 어플이다.

나는 2017년, 예전 개발 프로젝트 숙제를 진행하면서 세줄일기라는 어플을 알게 되었고, 틈나는대로, 속상할 때마다 하나씩 글을 써내려갔다.

글이란건 의사를 전달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기억과 감정을 담아 놓는 기억상자와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특히 나처럼 감정을 담아 글을 쓰다보면, 그 글을 읽을 때 그 때의 기분과 마음, 소망, 기대감, 상실감 등을 모두 느낄 수 있다. 나는 2019년에 살고 있는 김성은이지만 2018년 5월의 우울하고 지쳐있는 김성은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다.

정자역 퇴근길, 지하철을 기다리며 왜 나는 살아있을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의미없는 고민을 하고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누구나와의 같은 꿈을 꾸며 그래도 치킨을 외치던 2018년 5월의 나는 생각보다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나의 세줄일기는 그렇게 나의 20대 후반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담고 있었다. 지금의 내가 보면 안아주고 싶은 그런 불쌍한 아이가 서 있었다.

세줄은 내 생각을 담기엔 생각보다 짧을 수 있지만, 그만큼 쉽게 남길 수 있다. 가장 하고싶은 말을 선별하고 골라서 진하고 고소하게 내 맘을 표현할 수 있다.

몰래 염탐했다던 정솬님 아이디 샥샥 지우셨는지 찾을 수가 없지만, 또 보란듯 나타나실 것 같으니 기대해보겠습니다 뚜와니님

역시 글을 쓰는 건 재미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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