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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살아가기/하루키와 고전을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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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언제나 다른 이야기가 되어 버리는 책 내가 어린왕자를 처음 다 읽은 건 호주에서 공부를 하던 때였다. 18살 마냥 놀고만 싶던 나이 늘 몰래 나가 놀 궁리만 했다. 어딜 가야 뭘 맛있게 먹고 놀지가 항상 나의 최대 관심사이자 고민이었다. 나를 데리고 있던 가디언은 그런 내게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게 될거라는 엄명, 그리고 실제로 나를 방 안에 가둬버렸다. 지금 생각하면 신고감인데... 그리고 그 때 내게 주어진 숙제가 어린왕자였다. 영어로 된 어린왕자를 한국어로 모두 번역해서 가져오지 않으면 내일 학교도 못갈 줄 알라는 얘기였다. 함께 갇혀버린 남자 동생은 노인과 바다에 당첨되었다. 다른 방을 쓰던 나이트 죽순이 언니는 놀랍게도 갈매기의 꿈을 받았다. 도대체 내가 이곳에 무엇을 하러 온 건..
내 인생 2루타 쳐준 무라카미 하루키 언젠가 한 번 가슴이 미어지게 헤어진 적이 있었다. 떠난 사람을 다시 잡는다는 게 그렇게 아프고 힘든 일인 줄 모르던 시절, 언제까지고 그 사람은 내 옆에서 당연한 듯 내 농담을 받아주며 곁에 있어줄 거라는 바보같은 생각을 하던 시절, 그 사람은 불현듯 내 곁을 떠나겠다고 말했다. 다자이 오사무를 좋아하던 어딘가 우울한 사람이었다. 언제나 책을 옆에 달고 살았다. 내가 나타나면 보던 책 속에 책깔피 대신 영수증을 넣어 책을 덮고 내게 인사를 했다. 나는 그 웃는 듯 마는 듯하는 표정을 좋아했다. 갑작스런 이별통보에 잠시 멀뚱멀뚱 쳐다봤다. 나는 그냥 그 문장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매번 헤어지잔 얘기를 하던 건 나였는데, 그런 나를 어르고 달래며 없던 일로 만드는 것도 항상 그 친구의 몫이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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