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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 la hora de ci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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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 개는게 좋아 나는 빨래를 개는 행위가 조금 소중하다. 어려서부터 항상 엄마는 아빠의 셔츠를 다렸다. 은행원이셨던 아빠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양복을 입고 출근하셨는데, 그로인해 엄마의 마지막 일과는 아빠의 셔츠를 다리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내 남편이 될 사람의 셔츠는 꼭 하얗고 빳빳하게 다려놓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뭔가 갓 빨은 세제 향이 날 것 같은 셔츠에서 따뜻함이 베어 나는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뭔가 케어받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 남자는 관리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라는 느낌을 폴폴 내주고 싶었다. 아쉽게도 솬은 자유롭게 옷을 입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셔츠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아서 다림질을 할 일이 거의 없었지만, 또 솬은 주관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내가 사다준 옷이나 고른 옷은 절대 안 입기..
잊기 전에 올려보는 그 날의 출산이야기 여자들에게 있어서 .. 싶은 생각이 드는 날 중 하나가 바로 아기를 낳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막연한 두려움이 드는 순간, 여자라면 아이를 낳는 고통에 대해 한 번쯤은 날 잡고 생각해 봤을 터, 어려서는 그야말로 막연하게, 결혼 적령기에 들어서는 주변의 생생한 경험담을 세세하고 긴밀하게 들으며 으으 으으으으으 신음소리를 내게 되는 순간 임신했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도 사실 크게 와닿지 않았다. 만 9개월동안 아이를 품으면서 혹시 아이가 어떻게 되진 않을까 하는 겁만 났지 막상 아기를 낳는 순간에 대해서는 별 의식 없이 지냈다. 37주 이후부터는 정상출산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언제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만삭이자 막달이라고 부른다. 놀랍게도 37주가 되어서도 나는 별 의식이 없었다. 아이가 나올 생각도 하지 ..
봄과 이모들과의 첫 만남 구리에 있는 동안 솬은 출근하고 나와 봄뿐이니 보고싶은 사람 모여라!해서 임뽀와 쑤정이를 만날 수 있었다. 둘이 같이 왔으면 더 좋았겠지만 하루는 임뽀가 하루는 수정이가 왔다. 임뽀는 시험기간이라 시험을 마치고 집에 들렀다. 안그래도 가까운데 살면서 참 얼굴보기 힘듦 ㅋㅋㅋㅋ 임뽀 오자마자 봄만 쳐다보느라 정신이 없다. 나 밥 먹으라고 애기 안고 흔들흔들 안고 이리눕고 저리눕고 봄이를 열심히 봐주고 예뻐해줘서 넘나 즐거웠던거..ㅋㅋㅋㅋㅋㅋ 웬일인지 봄도 계속 방실방실웃고 옹알이하고 진풍경이었다. 애가 이뻐보이면 결혼할 때라던데, 겨론해! 겨론해! 나들이타임 임뽀 집에간대서 역까지 같이 델따주면서 나는야 산책타임 늠나좋은거 으메으메 24일 오늘은 수정이가 놀러오는 날!!! 너무너무너무 예쁜 봄 옷과 터키에..
헤헷 행복한 주말 콤보 은 생각보다 불편하다. 결혼한지 1년도 안 지났는데, 수원의 주방은 너무 불편하다. 물론 수원에서는 요리를 한 적이 없기 땜시롱.. 재료가 어디있는지 모르는 것도 그렇고, 내가 주로 쓰는 재료가 보통 없는 것도 그렇고, 엄마의 잔소리는 덤, 그래서 그냥 주방엔 잘 안 들어간다. 그렇게 지내는 와중에 애플파이 레시피를 발견.. 넘나 맛있어보이는거ㅠㅡㅠ 내 취향껏 시나몬을 미친듯이 넣어먹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내내 떠나질 않았다. 밤새 봄과 시름하고 아침 느즈막히 눈을 뜨면서 사과를 사와야겠다고 생각했다. 봄을 솬에게 맡기고 후다닥 슈퍼로!! 사과가 5개에 만원 ㅎㅎ... 예전같았음 절대 안샀을건데, 오늘은 진짜 애플파이 너무 해먹어보고 싶어서ㅠㅠ 우선 집어들고 봤다. 설탕 계피가루 레몬즙 버터를 넣고 ..
노힛노런의 희생자 가 된 기분이란 ㅎㅎ 아이고 재미없다 ~~~~~~~~~~~ 노힛까진 이해할게 16점은 뭐냐~~~~~~~~~~~~~ 쪽팔리지도 않냐..
d+51, 정봄 50일 촬영, 첫 외출, 첫 유모차 탑승(퀴니 버즈), 서울과기대 산책 50이라는 숫자는 우리 가족에게 많은 걸 가져다 주었다. 이라는 외출의 마지노선인 50일은 봄과 나에게 이라는 선물을 가져다 주었고, 첫 외출은 첫 유모차 탑승의 기회를 함께 가져왔다. 그동안 햇빛도 한 번 못 보고, 바람도 쐐 보지 못했던 봄의 외출은 너무 즐겁고 따뜻하고 산뜻해서 기억에 남는 하루, 첫 가족 나들이어서 더 기분이 좋았다. 봄이 태어난 이래로 주말이란, 수원 친정에서 둘 다 피곤에 찌들어 쇼파에 붙어 새우만두를 먹으며 우는 봄을 달래고 재우는 게 전부였는데, 셋이서 기분좋게 바깥으로 나가다니, 생각보다 이 날이 빨리 온 것 같아서 또 기분이 좋아졌다. 오늘 50일 촬영은 공릉근처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는데, 워낙에 일찍이 출발해 1시간이나 일찍 도착해버렸다. 어떻게 할까 싶은 때 솬..
봄 태어난지 50일, 드디어 집으로 물론 잠깐 왔어요 엄마가 아직은 혼자 보는 게 자신 없대요 (흐규규) 내일은 봄의 50일 촬영이 잡혀있어서 스튜디오와 가까운 집으로 하루 전 날 왔다. 조리원 퇴소 이후 잠깐 집에 들렀던걸 제외하고는 처음 오는 날이다. 이틀 집 비우는건데 짐이 왜이렇게 많나 기저귀 챙기는데부터 여분 옷까지 짐이 불어나듯 생겨났다. 오랜만에 집에오니 역시 그래도 집은 집이다. 절대 친정보다 안 좋을 줄 알았는데 이 편안함은 무언가.. 나에게 맞춰진 질서가 역시나 최고였다 으엉엉 엄마아빠는 바리바리 싸온 짐을 내려다 주고 내가 제발 천천히 가 흑흑 하는 부탁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차막힌다며 서둘러 가셨다. 오롯이 나와 함께한 봄.. 위에서도 말했지만 생각보다 편해서 놀랐다. 터미타임을 가진 봄 이제는 엎드려서 고개드는 건 ..
벌써 5년 한참 학원 선생님으로 알바를 다니던 시절 언제나처럼 잠에서 깨 눈을 뜨고 스마트폰을 확인하던 중 눈에 띄는 문장을 봤다. 안산 단원고 수학여행 배가 침몰하고 있다고 너무 충격적이라 엄마 아빠에게 이런일이 벌어졌다며 소리쳤고, 눈을 못 떼고 계속 뉴스를 확인했다. 하지만 당연히 구조될거라고 믿고 있었기에 걱정하는 마음으로 뉴스를 확인한다기 보단 언제쯤 구조되려나, 쟤들은 수학여행 추억 하나는 제대로 갖겠네 하는 마음으로 확인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곧 전원 구조라는 뉴스가 올라왔고, 엄마 아빠와 함께 늦은 아침을 먹으며 요즘 기술이 확실히 좋아졌다며 다행이라고 대수롭지 않은 한 마디를 나누고 바로 일을 하러 나갔다. 알바를 마치고 언제나처럼 항상 만나는 친구들과 안양에서 약속을 잡았고, 카페에 자리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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