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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야구] 타격 9위 한화가 2위가 가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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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2018 시즌 전반기를 무려 2위로 마쳤습니다. 그 누가 상상한 일일까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전 까지만 해도 4강권에서 애쓰다가 올림픽 이후 연패를 이어가더니 결국 5위로 마감한 기억이 한화의 가장 최근 가장 높은 순위였습니다. 그나마 2011년 반짝 6위를 한 것이 최선의 성적이었죠. 2009년엔 프로야구 역사상 겪어본 적 없던 첫 꼴찌 8위를 기록했습니다. 누구나 아는 한화 암흑기의 시작이었습니다. 이후로는 맡아놓은 듯 꼴찌를 밥 먹듯 기록했습니다.

그로부터 10, 그런 한화가 522일 첫 2위를 찍더니 7월 중순, 전반기를 무려 2위로 그것도 단독 2위로, 1위와 7.0경기 차로 3sk와는 2경기 차이로 2위를 굳히며 마감했습니다. 2위입니다. 한화의 성적이 2위입니다!


두산과 한화의 경기를 보러갔던 한밭야구장, 인기가 장난이 아니라 티켓을 구하느라 누군가가 참으로 애를 먹었다 합니다.
저도 서울에서 차타고 대전까지 갔지만, 제 뒤에 있던 아빠와 아들1, 아들친구1도 서울에서 두산을 보기위해 내려와 열렬히 두산을 응원했습니다. ㅋㅋ


다양한 말들이 오갔습니다. 어떤 점이 한화를 이렇게 바꾸었나, 무엇이 이렇게 팀을 바꿀 수 있었던 것일까? 숱한 명장들이 한화를 거쳐갔습니다. 이 사람이 오면 반드시 변할 수 있을 거란 믿음으로 팬들이 단합해서 감독님을 모셔온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시대적 팀 운용 방식과 무리한 선수기용 등이 오히려 팀을 망가뜨린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저도 한 때는 김성근 감독을 어서 모셔오라고 한 목소릴 냈던 적이 있었읍니다...


또한 구단의 미미한 지원도 문제가 됐습니다. 08년도까지 김인식 감독이 팀을 맡아 운영할 때 팬들은 항상 걱정했습니다. 팀의 리빌딩이 전혀 되지 않는 것, 레전드들만으로 간신히 팀을 꾸려가던 그 때, 팀의 주축들이 빠져나가고 나니 당연히 팀은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그나마 팀의 중심에서 버텨주던 김태균, 이범호가 일본으로 떠나니 그야말로 모래 위의 성처럼 무너졌습니다.

그 당시 모기업 한화는 이글스에 금전적인 투자를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요 근래 전적으로 원하는 선수를 다 잡아오던 모습은 전혀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있는 선수들로만 팀을 꾸려갈 수 밖에 없었고, 그러다 보니 팀의 리빌딩은 뒤로 밀려났습니다. 그러니 팀이 와르르 무너져 꼴찌를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수성을 놓치지 않고 있는 두산의 경우를 보면 fa로 거물급 선수들이 나가도 팀이 휘청거리지 않습니다. 그 선수 뒤로 백업선수들을 줄줄이 육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군 문제로 전력을 이탈하더라도 두산은 보란 듯이 다음 선수를 내 보입니다. 육성의 힘입니다. 누구 하나의 빈 자리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한 때는 두산의 백업선수들로만 팀을 꾸려도 한화보다 강하겠다는 의견이 팽배할 정도로 육성을 잘 하는 팀이 두산입니다.


모두의 웃음거리였던 지난 10년 으흑허학흑흨 ㅠㅠ


하지만 지원을 받기 시작한 2012년 이후로도 한화는 그렇다 할 성적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김승연 회장이 태균이 잡아올게!” 하며 김태균도 잡아오고, 국가대표 테이블세터였던 이용규와 정근우를 잡아오고, 성큰 감독이 원하던 FA선수들, 내로라하는 외국인 투수들을 고액연봉으로 다 잡아왔지만 한화의 성적은 딱히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잡아온 선수들로만 팀을 꾸려가다 보니 그 해 한 시즌만을 꾸역꾸역 버티는 한 해 살이팀이 되고 말았습니다. 시즌 후기로 갈수록 이전과 같이 와르르 무너졌죠. 리빌딩이란 거의 없었다고 무방할 정도로 신인선수를 1군 경기에서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잘 하던 선수들마저 기능을 다 할 때까지 탈탈 털어 쓰다 보니 있던 선수들마저 이탈하기까지 했습니다. 모기업의 무한한 지원에도 무너졌던 한화의 뒤에는 팀의 전반적인 프로세스 문제가 분명히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이런 저런 얘기를 다 벗어 던지고 한화가 2위로 전반기를 마쳤습니다. 팀이 어떻게 이렇게 됐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정확하게 제가 짚어낼 수 없지만, 2018년 전반기의 성적을 살펴보면 한화가 어떻게 2위를 지켜가고 있는지는 짐작할 수 있습니다. 딱히 리빌딩을 진행하는 것도 아니었던 한화가 이렇게 버틸 수 있었던 혹은 이렇게 뛰어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저는 항상 욕하지만 요상하게도 팀이 필요할 때 꼭 하나씩 해서 까방권을 매번 획득하는 한화의 영웅 


팀 공격의 지표가 되는 타율은 0.272입니다. 출루율은 0.337, 장타율은 0.413,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0.750입니다. 이 네 가지의 기록은 한 팀의 공격성을 확인할 때 참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놀라운 점은 전반기를 2위로 마친 한화의 타율, 출루율, 장타율, OPS가 모두 9위라는 점입니다.

독보적 1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의 경우를 봅시다. 두산의 타율은 0.306, 출루율은 0.370, 장타율은 0.486, OPS0.856입니다. OPS같은 경우는 한화와 1할 이상 차이 날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두산의 이 네 가지 성적은 모두 프로야구 1위입니다. 10개 팀 중 타율1, 출루율 1, 장타율 1, OPS 1위의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1위 팀이 1위기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 이상하지 않습니다. 사실 인과관계를 따지고 보면 1위 팀이 1위 기록들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1위 기록들이 많기 때문에 1위를 지키고 있는 것이 합리적인 사고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화의 경우는 도대체 무슨 경우일까요?

어느 한 기록만 빵꾸를 낼 수는 있습니다. 이를테면 타율은 좋지만 장타율이 떨어질 수도 있고, 타율이나 장타율은 좋지만 볼넷과 같은 기록이 좋지 않아 OPS 기록이 낮아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보란 듯이 4개의 대표 기록 모두가 9위를 차지하면서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어찌 된 일인지 사실 의아한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는 한화의 미래 미누미누찡


수비기록을 보겠습니다. 수비기록은 사뭇 다릅니다. 투수의 대표적 기록인 방어율 ERA의 순위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SK4.42로 방어율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화는 4.612, 두산이 4.793위를 기록 중입니다. 현재 순위인 1위 두산, 2위 한화, 3SK인 것을 감안할 때 타격과는 비교적으로 순위가 어느 정도 일치함을 볼 수 있습니다. 현재 4LG의 방어율이 4.80으로 4위인것을 생각하면 프로야구 순위 상위 4개팀이 방어율 상위 1~4위를 차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키는 야구의 지표가 되는 홀드와 세이브 기록을 봅시다. 세이브의 개수는 한화가 29개로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정우람 선수가 세이브 부문에서 27개를 기록하여 독보적 1위를 기록하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2위는 28개의 세이브를 기록 중인 두산, 3위는 22개의 세이브를 기록중인 삼성입니다. 4위는 20개의 LG입니다. 방어율과는 다르게 삼성이 있어서 상위 4개팀 순위와는 조금 다르지만, 1,2,4위인 세 개 팀은 여전히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홀드는 49개를 기록중인 넥센이 1, 39개를 기록하고 있는 한화가 2위입니다. 1위 두산은 33개로 6위를 기록 중입니다. 샘슨이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진개수 기록을 볼까요? 1위는 723개를 기록중인 롯데, 2위는 687개의 삼성이 그리고 3위에 682개로 한화가 자리를 매김하고 있습니다.

타격과는 다르게 한화가 많은 부문 상위권에 랭크 되어 있습니다. 방어율, 홀드, 세이브, 삼진개수 등은 한 팀의 수비능력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한화뿐만 아니라 기타 상위권의 팀들이 대부분의 수비부문 기록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버거씨병도, 노안도, 혹투도 모두 이겨내고 항상 마운드를 지켜주는 송창식

야구에는 통상적으로 전해 내려오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야구는 투수놀음이다!”라는 것입니다. 타격이 아무리 좋아도 투수가 변변치 않으면 잘 하다가도 금방 못하게 되고 마는 장기전의 경기입니다. 따라서 양질의 투수가 다수 있는 것이 이 팀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고 또 그 투수들을 4월부터 길게는 10월까지 잘 관리해야만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한화가 그 동안 성적이 왜 나오지 않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한 경기 한 경기 놓치지 않기 위해 언제나 필승조가 투입되었던 한화, 육성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탓에 뒤를 지켜주는 백업 선수도 없던 상태에서 매 경기 전력투구를 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뒤로 갈 수록 경기력이 떨어지고 심하게는 다음 시즌에도 못 나오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습니다. 적정 투구수를 던지면 더 던질 수 있더라도 보호차원에서 내려가도록 합니다. 적정수를 던지면 그만큼 그 선수의 할 일을 다했다고 보는 것이지요. 그리고는 그 다음 투수를 믿고 마운드를 이어줍니다. 그 전에도 무리하지 않은 불펜 혹은 중간계투 선수들은 최선의 컨디션으로 그 날의 경기에만 집중합니다. 또 중간계투를 마치고 나면 마무리 투수가 올라와 마무리만 짓고 내려갑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선순환입니까.

그런 야구를 한화가 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감격스럽습니다. 타격 9위의 성적으로도 2위를 지킬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투수의 힘이라는 것이 더 믿기지 않습니다. 물론 야수들의 호수비가 투수들의 어깨를 든든히 하는데도 있겠지만, 한화 야구의 핵심이 투수력이 됐다는 것 자체는 보통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는 홈런에 의지하지 않아도, 뽀록 야구에 의지하지 않아도 이기는 경기를 언제나기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선발야구가 조금은 아쉬운 전반기였습니다. 앞서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했기에 남은 후반기에는 힘이 좀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한화는 가을야구를 노리고 29패의 부진한 휠러 대신 데이비드 헤일을 50만 달러에 영입했습니다. 기대대로라면 샘슨에 이어 선발 원투를 맡아줄 것입니다. 김재영, 김민우와 같은 한화 토종들과 함께 외국인들의 활약을 더한다면 한화 선발야구도 현재 불펜만큼의 기대감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왠지 빠른 시일 내에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칰레발이 듭니다. 핰핰


내일부터는 후반기의 시작입니다. 조금은 기운이 떨어졌을 투수들을 위해 부디 타자들도 분발하기를 바랍니다. 점수를 이고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것과 그 반대의 상황은 느끼는 스트레스부터 다를 테니 두산과 같이 공격과 수비가 함께 어우러져 균형 있는 상위권을 안정감 있게 유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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