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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주부이야기/팔랑팔랑 신혼이야기

결혼을 준비하게 된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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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쵸따.
내일 한달하고도 6일만에 자유부인이 되는 탓에 흥분하여 잠이 오지 않아 자꾸만 뭘 쓰게 되는 옴냥꽁냥한 기분
봄 없이 자는게 너무 오랜만ㅇ이라 졸린데도 자기가 너무 아까워 못 자겠다 ㅋㅋㅋㅋㅋ

요즘 계속 봄에만 매달리고 임신 막판에도 거의 둘의 얘기보다는 봄에만 신경썼던 생각이 들어 봄 말고 우리 얘기를 떠올리고 싶었다.

그리고 언젠가 맞이할 수도 있는 그 순간
둘의 관계가 너무 당연해지는 순간
내가 소중하지 않고 네가 소중하지 않는 순간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너 또는 내가 지루해지는 순간
어떤 말을 해도 마음으로 와닿지 않고 너의 곁을 맴도는 그 순간에

서로를 붙잡을 수 있는 과거의 순간들이 더 없이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 같아서

남겨두고 싶었다.

꼭 잊으면 안 되는 두 날이 있는데
2018년 6월 며칠이더라.. 아뮤튼 선거날
신나게 밤새 놀고 투표하러 간 날

영등포 주민인 당사자는 회사앞에서 사전투표하고 수원시민이었던 나는 당일에 영등포에서 투표하고 ㅡㅠㅡ

머리를 못 감아 말도 안 되는 베어스 모자를 쓰고 솬의 반팔티를 빌려입고 투표ㅠㅠ하러 감 썽이 뽑은 그들 모두 되었읍니다 뿌듯

그리고 같은 달 16일 17일 한밭야구장

언제나 소원같은 한밭야규장 놀러가기
작년엔 한화 성적이 너무 좋아서 한밭 표 끊기는 정말 하늘의 별따기였다. 특히 공휴일이나 주말에는 암표 아니고서는 그냥 못간다고 보는게 좋을 정도로 표구하기가 별따기였는데, 연애시절 솬은 열정을 다해 두산과 한화의 경기를 예매!!! 표를 사고 취소하고를 거듭하여 상석을 구한 거시거시거시었다!!

결혼준비를 시작하면서부터 결혼하고 나서까지 싸운 적이 한 번도 없을 만큼 잘 지내고 있는데 반해, 연애시절엔 이렇게 앙숙이 없다고 할 정도로 지겹게 싸워댔다.

서로 끝장을 볼 정도로 미친듯이 다퉈댔는데, 애써서 대전까지 내려가놓고 야구장에서 또 대판 싸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표정이 별로 안 좋다.
심지어 한화가 두산에게 엄청 발리고 있었기 때뮨에 더 기분이 좋지 않았다.
경기 시작 전까지 둘다 따로 아무데나 가 있었고 경기를 보는 내내도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후! 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숙소에 들어가는 중에 내가 먹고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지코바를 사서 가는 와중에도 한 마디를 안하고, 숙소에 들어가서도 메시 경기뛰는거 보면서도 입한번 떼지 않았다.

내가 먼저 침대를 점령
솬은 쇼파에서 잠을 청했고
결국 다음날 새벽까지 말을 한마디도 안했더랬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나가서 버스타고 집에갈까 진짜 화나는데 엉덩이 한대 때릴까 기타등등 별 생각을 다하며 새벽까지 잠을 못 자며 뒤척이다 화장실에 갔다.

그러면서 슬쩍 솬을 봤는데
쇼파에서 춥게 쪼그려 자고 있는 걸 보니
내가 그렇게까지 화를 냈어야했나
그냥 먼저 미안하다고 할걸 그랬나
나도 참 고집불통
기타등등의 생각이 오가며 갑자기 안쓰러운 마음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솬 안 추워?
응..투어.........
들어가서 자

하니까
진짜 후딱 일어나서 침대로 다ㅏㄹ려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간신히 화해

우리가 스팍이라고 혹은 망망이 혹은 방방이라고 불렀던 솬의 예전 차 스파크
주차가 용이해 진짜 시내 어디든 타고 열심히 놀러다녔는데, 이때만큼 속이 풀린적이 없었다.

화해하고 타서 다행이지.. 안그래도 좁은 차에서 솬은 질주하고 나는 고개 돌아가서 죽을 뻔했다.

오는 길에 솬이 얘기해줬는데
나에게 너무 미안해서 화해할 방법을 찾다가 일부러 지코바 있는 길로 가서 발견한 척! 치킨을 사 가면 내 기분이 풀릴 줄 알았더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안 풀려서 당황했다고..
(교촌을 찾았어야지!)

내내 싸우고 헤어지기 전에 수원 롯데몰에 가서야 서점도 가고 책도 읽고 신나게 놀았다는 후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연애할 땐 저렇게 몰래 사진도 많이 찍어주고 같이 사진도 엄청 찍었으면서 요즘은 왜케 귀찮아 하는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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