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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집에서 솬이랑 침대에서 딩굴거리고 있는데, 솬이 내 발을 빤히 쳐다보더니
"원래 여보 발이 이렇게 컸었나?"
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9개월부터 붓기 시작한 몸은 막달에 열심히 더 붓더니 출산 직후엔 살면서 이렇게 부을 수도 있구나 싶은 정도로 최고조로 부었기 때문에 붓기가 내 발을 커보이게 하나보다 했다.
라면을 새벽 2시에 먹고 자도, 물을 한사발 마시고 자도, 늦게 자도, 밤을 새도 잘 붓지 않던 몸이었기에 붓는다는 것이 참으로 생소했다.
출산한지 겨우 한달 남짓, 아직도 온 몸이 부어있는 상태인데 조리원에서 진찰을 봐주신 한의사 선생님께서 <이 조리원 안에 있는 산모들 중에 상태가 가장 최악>이라고 말할 정도로 내 몸은 땡땡 부어있었고 남들 10키로씩 빠지는 동안 나는 단 1키로도 빠지지 않아 정말 개고생이었다.
임신기간동안 19키로가 쪘는데, 그 중 12키로정도는 붓기라며 조리원 기간동안 그거 다 빠져서 나가야 한다 했는데 애기몸무게 4키로에 1키로 간신히 빠져서 나왔으니 지금도 땡땡 부어있는 셈이다.
어쩐지 모든 옷을 입으면 들어가질 않더라니ㅠㅠ
출산 전에는 44반을 입었는데 이제 아예 안 들어간다. 66도 간신히 맞는 것 같다. 청바지나 타이트한 셔츠 혹은 티셔츠가 안맞을 순 있어도 코트가 안맞는건 좀 너무하지 않냐ㅠㅠ 안그래도 옷 많은데 너무 심난하다.
가장 큰 문제는 신발이다.
사람 몸에 있는 모든 관절이 열린상태라 온 몸이 붓는다는데, 실제로 내 손가락은 말도 못하게 부어있고, 혹시나 해서 반치수 크게 맞춰 7.5로 만든 결혼반지는 새끼손가락에 맞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도 손이 구부러지지 않아 주먹이 안 쥐어지는 상태다. 손가락만 그런 줄 알았더니 손목은 더 가관이고 발목이며 무릎이며 아프기만 한게 아니라 왜인지 다 엄청 두꺼워졌다.
가장 두드러지게 사이즈가 변한건 손가락과 발인데, 손은 부은게 보여서 붓기가 빠지겠거니 싶지만 발은.. 붓기도 다 빠진거 같은데 여전히 크다.
발 볼도 넓어졌지만
왜인지...
발이 길어졌다.
지금까지 신던 운동화와 힐, 플랫 다 신어보니 발가락이 구부러진다.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왜..
왜 발이 자라난거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러 글을 찾아보았더니 원래대로 돌아왔다는 사람보다 안 돌아온 사람이 더 많은게 함정
뼈 마디마디가 늘어난 거 까지는 이해하겠는데 왜 다시 돌아가지 않는거니 제발 ㅠㅠㅠㅠ 제바아아아알 ㅜㅜㅠㅠ
청바지 덕후이자 신발덕후인 나는.. 그래, 백번 양보해서 골반 사이로 아이가 나왔으니 청바지는 당연히 안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인정할 수 있다. 그래, 44키로때 입던 바지가 지금 맞으면 그게 사람인가?!! 그건 이해할 수 있다.
근데 왜 신발이 안맞냐고ㅠㅠ
안된다고ㅠㅠ
제발 돌아오라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붓기때문이라고 말해달라고ㅠㅠㅠㅠㅠㅠㅠ
돌아 온 사람도 보니 최소 6개월 걸리던데
나 좀 울고싶다..
ps. 좋은 것도 있다.
가슴이 커져버렸다.
d컵은 되는거 같다 으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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