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빨래 개는게 좋아 나는 빨래를 개는 행위가 조금 소중하다. 어려서부터 항상 엄마는 아빠의 셔츠를 다렸다. 은행원이셨던 아빠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양복을 입고 출근하셨는데, 그로인해 엄마의 마지막 일과는 아빠의 셔츠를 다리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내 남편이 될 사람의 셔츠는 꼭 하얗고 빳빳하게 다려놓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뭔가 갓 빨은 세제 향이 날 것 같은 셔츠에서 따뜻함이 베어 나는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뭔가 케어받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 남자는 관리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라는 느낌을 폴폴 내주고 싶었다. 아쉽게도 솬은 자유롭게 옷을 입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셔츠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아서 다림질을 할 일이 거의 없었지만, 또 솬은 주관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내가 사다준 옷이나 고른 옷은 절대 안 입기.. 이전 1 다음